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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전거 이야기

SCOTT CR1 team


2년전 회사 워크샵을 가서 인터넷을 하던 중

2009년식 CR1 team을 처음 보았다.

노란색과 흰색, 검은색으로 이루어진 프레임, 흰색 안장과 바테잎.

그 모습에 홀랑 빠지게 되었다.


정찰가 280만원이 넘는 가격 때문에 도저히 탈 수 있을거라고 생각하지 못했다.

당시 내가 타던 바이크는 중고로 구입한 07년식 메리다 880.



중고로 43만원에 산 것도 비싸다고 생각했으니 300만원 가까이 되는 물건을 보고 군침만 흘릴 수 밖에.

그런 남편이 불쌍해 보였는지 선영이가 새 자전거를 사주겠다고 했다.

물론 CR1은 아니었다. 하지만 처음으로 백단위가 넘어가는 자전거를 살 수 있었다.

2009년식 스캇 스피드스터 s20 이 그 모델이었는데

알루미늄 프레임이었지만 카본 포크, 105급으로 구성되어 나름 괜찮은 자전거였다.


구입하고 담벼락에 세워놓고 찍은 사진이다.

프레임이 알루미늄이란 것만 빼곤 CR1과 거의 똑같다. CR1 team도 105급 이기도 하고..

하지만 색상. 왠지 저 색상은 썩 맘에 들지 않았다. 주변 사람들은 이쁘다고 멋있다고 하지만

처음 본 CR1의 노란색이 얼마나 맘에 들었길래 성에 차지 않을까. 노란색 별로 좋아하지도 않으면서.

그래도 이 자전거로 도싸 자학단, 북부 초급 모임, 주중 출퇴근 등등 신나게 타고 다녔다.

자학단에서 7주차 분원리 라이딩 중 자전거 탄 옆 모습이 사진에 찍혔는데....


작다....

아무리 봐도.. 

키가 185인 내가 54 사이즈를 탔으니 작을 수 밖에.

이 사진을 보고 나니 괜히 자전거가 미워졌다.

마침 네이버의 한 카페에서 대륙봉 공동구매가 있었고

거기서 56사이즈의 대륙봉을 구매하게 됐다. (가장 잘 못한 짓)

그 대륙봉은 사고도 받기까지 고생깨나 했다. 



배송과정에서 업자가 관세를 물지 않아 2주가량 묶여있던 데다가 프레임에 맞는 싯클램프와 헤드셋도 

구하기가 너무나 어려웠다. 그래도 단골 샾 사장님의 도움으로 겨우 조립하고 타고 다녔는데

다행히 사이즈도 그럭저럭 괜찮았다. 하지만 무데칼의 대륙봉이 심심하기도 하고...

도색을 할까 스티커를 붙일까 고민을 하다가 도색은 너무나 비싸 스티커를 붙이기로 하고 주문, 결재까지 완료.

그런데 이게 무슨 하늘의 장난인지 도싸의 중고장터에 11년식 CR1의 프레임이 적절한 가격에 매물로 나왔다.

물론 난 돈이 없었기 때문에 쳐다만 보고 있었는데 선영이가 선뜻 사주겠다고 한다.

하지만 난 선영이가 준다고 한 그 돈이 선영이가 그동안 고생하며 야근해가며 받은 수당이라걸 알고 있었기 때문에

도저히 살 수가 없었다. 그 돈을 받아 프레임을 산다면 난 진짜 나쁜놈인 거다.

그런데도 선영이는 이런 저런 말로 날 잘 달래가며 결국엔 프레임을 사줬고 난 양심의 가책을 느낌과 동시에

새 프레임에 대한 기쁨을 느끼는 묘한 기분이 되었다.

새 프레임에 s20의 부품들을 다시 이식하고 며칠 달려보니 정말 마음에 쏙 들었다.



물론 2011년식이 되면서 처음 내 마음을 사로 잡았던 데칼은 아니다. 색상뿐만 아니고 디자인도 변했다.

오히려 색상은 2009년식 s20과 비슷하다.

하지만 프레임이 망가지지 않는 한은 더 이상 프레임을 바꾸고 싶다는 생각은 없어질 것 같다.

처음 본 이후로 2년을 기다린 끝에 겨우 손에 넣은 CR1.

아껴주고 오래오래 타야겠다.

이제야 겨우 내 자전거를 가진 느낌이다.

선영이에게 너무나 고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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